한국인 행불 95명·피살 30명… 필리핀 무슨일이? (‘KBS스페셜’ 17일 방송)
작성일 13-03-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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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rake…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491회 댓글 31건본문
범인들은 필리핀과 태국에서 모두 체포되지만 국내 송환은 기약이 없다. 아들의 생사 역시 알아낼 방법이 없다. 그 그리움을 이기지 못한 아버지는 지난 1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고 홍봉의 씨가 비극의 주인공이다.
KBS 1TV ‘KBS스페셜’은 오는 17일 오후 8시 ‘도망자의 천국, 필리핀’을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2011년 기준 한국인 관광객 연간 100만 명을 자랑하는 필리핀이 범죄자들의 도피 천국이 되고 있다고 고발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해외도피사범 중 10%인 129명이 필리핀으로 숨어들었다며 미국, 중국 다음으로 많은 수치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한국인 관광객과 교민들을 상대로 납치 등을 일삼고 있다. 도피사범들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자립이 힘들어 카지노 주변에서 앵벌이를 하거나 돈을 얻기 위해 협박과 납치, 강도 살인 등 범죄의 덫에 쉽게 빠진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총기소지가 용이한 필리핀은 불법총기를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심지어 청부살인도 가능한 곳이다. 제작진은 필리핀 마닐라 교도소에 수감된 한국인 범죄자를 만나 지난해 모 체육회 회원들이 필리핀에서 피랍돼 돈을 주고 풀려난 사건에 대한 생생한 증언을 듣는다.
지난 5년간 필리핀의 한국인 중 행방불명된 사람은 95명, 살해당한 사람은 30명이며 납치당해 돈을 빼앗기고 풀려난 이른바 ‘납치 비즈니스’ 피해자도 45명에 이른다. 상당수가 도피사범과 관련된 범죄로 추정되지만 인도 건수는 전무하다. 1996년 체결된 한·필리핀 범죄인 인도조약이 무용지물이기 때문. 범죄인 인도 청구는 검찰과 법무부, 외교통상부와 대사관을 거치고, 상대국에서도 다시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에 보통 수년씩 걸린다. 사실상, 강제 추방이나 자진 귀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교민들은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하는 고육책밖에 없다고 한다. 프로그램은 한국인 3만5000여 명이 사는 관광도시 세부의 경우, 교민 스스로 자경단을 조직해 범죄에 대응해 나가는 장면을 담아 문제의 심각성을 부각한다.
문화 일보 이근평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