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회원이상 등급 보기에 있는 글을 이곳에다가 옮겼습니다.
작성일 13-03-06 17:33
페이지 정보
작성자 양을쫓는모… 쪽지보내기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30회 댓글 19건본문
첫 번째 – 꼬맹이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케익 한조각 꼬치하나에 저렇게 고마워 하고 천진한 미소를 지을수 있을까?
우리나라 같으면, 이상한 놈으로 오해받을 행동이다.
길거리 지나가는 꼬마가 너무 이뻐 살짝만 호감을 보여도 성범죄자 취급하는 나라.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있어서 다들 경계하는 듯하다.
우리나라 보다 더 위험하다고 하는 필리핀 이곳에서 어린 아이들에게 배푸는 호의는 한국의 그 어느곳에서 배푸는 호의보다 뿌듯하다.
첫날 밤 나의 생일, 우리가 자리잡은 곳은 이자카야
그 전에는 뭐 이런곳이 있어? 위험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곳이다.
어느 회원님의 글을 읽고 저 곳에서 필리핀 사람들의 생활에 조금더 다가가고 싶었나보다.
꽃파는 소년과 소녀 내가 바란 것은 그 아이들이 아니였다.
지나가면서 나에게 던지는 필녀들의 추파를 느껴보고 싶었다.
그러나 우리자리가 너무 외진 곳이였을까?
아니면 내가 너무 못생겨서 일까?
그도 아니면 우리 테이블에 다른 바바애들이 앉아 있어서 일까?
그 어떤 필녀들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여친이 오기전에는 그래도 살짝 눈을 맞춰 주던 그녀들이 여친이 오고 난뒤에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조금 아쉽다.
조금뒤 나타난 어린 아이들 꽃을 사달란다.
저 꽃을 팔아서 번 돈은 무엇에 쓸까? 살짝 고민에 빠진다.
저 꽃을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결국 사기로 한다.
한 송이에 100페소 달란다. 어린 아이와 흥정한다.
역시 장사스킬이 없는 순진한 꼬마다 깍는데로 깍인다.
너무 많이 깍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꺼 같아 여친과 여친 친구들에게 줄 3송이에 100페소 준다하니 고맙단다.
그리고 건네받은 장미꽃 3송이 많이 시들어서 꽃잎 끝부분이 시커멓다.
이곳 필리핀을 방문하는 내 시커먼 속내와 비슷하다.
비릿한 웃음이 지어진다.
과연 내가 이곳에서 하는 행동이 잘하는 짓일까?
그 3송이의 꽃 중 한 송이는 고달픈 그네들의 삶처럼 꺽여져 있다.
살짝 들어보이니 미안하다며 바꿔준다.
그 웃음 뒤에는 행복이 숨어있다.
왠지 그 아이들과 같이 있으면 그 행복을 나눌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작업을 걸어본다.
꼬마숙녀 혹시 배가 고프니?
그렇단다. 몇 날 몇 일을 굶었을까? 얼마나 안 씻었을까?
꼬질 꼬질 한 손으로 배를 문지른다.
접시에 케익 한조각을 올려놓아준다.
우리 테이블에 자리를 만들어 주려니 옆테이블에 가서 먹겠단다.
그러라고 했다. 그 아이들에게는 내가 불편한 이방인 일수도 있으니…
먹는 동안 내내 나와 눈이 마주친다. 마주칠때마다 살짝 웃어 보이며, 고맙다고 한다.
둘이서 케익 한조각을 나눠 먹는 모습이 어쩜그리도 이쁠까?
여유만 있으면 호텔로 데려가 씻기고 광내서 이쁜 꼬까옷을 선물해주고 싶다.
케익을 거의 다 먹어 갈무렵 더 줄까? 하고 물어보니 되었단다.
한 아이의 입안이 헐어서 잘 못먹는단다.
아쉽다 아직 케익은 많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내 손은 꼬치구이를 내밀었다.
안 받으려 한다.
살짝 웃으면 괜찮다고 받으라고 했다. 고맙단다.
둘이서 꼬치 하나를 나눠 먹는다.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 미소 사이에 살짝 빠진 앞니가 보인다.
마냥 귀엽고 이쁘기만 하다. 맛있어 하는거 같아 꼬치 하나를 더 내밀었다.
이번에는 사양없이 바로 받아간다. 맛있었나 보다.
다행이다.
이번에는 갑자기 남자아이 둘이서 꽃을들고 왔다.
여자 아이들이 케익먹는 모습을 보고 달려온거 같다.
꽃은 이미 있으니 케익이나 먹으라고 했다. 금새 표정이 환해진다.
역시 내 예상대로 꽃팔기보다는 케익이였다.
사내 아이인 만큼 두 조각을 내주었다.
개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그리곤 고맙다는 말을 연신하고 사라진다.
아직 케익이 많이 남았는데 더 먹으라는 말을 할 겨를도 없이 사라졌다.
아쉽다.
여태 생일 중에 가장 보람있고 뜻 깊은 케익 이였다. 한국이였으며, 얼굴에 한번 바르고 몇 술 뜨다 말았을 케익이다.
이곳에서는 진정한 가치를 하는 케익이다. 남은 케익을 두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주위에 있던 많은 남성내들이 땡큐하면서 달려든다. 그 모습이 씁씁하다. 진작달라고 하지 ㅡㅡ;;
여친과 친구들을 보내고 지직스로 향한다. 너무 시끄럽고 정신이 없어서 즐기지도 못하고 바로 나온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서클 앞에서 꽃 팔던 남자 아이와 마주쳤다.
다시 한번 아까 케익 잘 먹었다며, 감사의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좀 밝은 곳까지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온다.
낮선 여행지에서 나를 보해해주는거 같다.
과연 나는 이곳에 무엇을 찾으러 왔을까? 돈이 남아돌아서도 아니고, 시간이 남아돌아서도 아니다.
겨우 겨우 어찌 어찌하여 찾은 이곳 여자와의 하룻밤을 위해서도 아니다.
그건 내 나라 그곳에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으니, 그렇다 내 나라 그곳에서 할 수 없고 느낄수 없는 그 내들의 마음을 보기위해서 온 것 같다.
이것이 나의 목적이라면, 이번 여행도 성공한 여행이다.
나는 또 그곳을 찾을 것이다.
나의 여행목적은 변할지 모르겠지만, 그 곳 사람들의 순수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